개봉 하루 만에 韓 영화 1위 등극…쏟아진 실관람객 호평으로 입소문 탄 이 작품 (’실낙원’)
개봉 첫날 20,625명 동원…전 세계 118개국 판매

(MHN 서은수 기자)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이 개봉 첫날 한국영화 정상에 오르며 흥행 레이스의 출발을 알렸다.
21일 개봉한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고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앞에 죽은 줄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가 살아 돌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심리 스릴러다. 배우 김현주와 배현성이 모자로 호흡을 맞췄다.
▲ 예매율 1위→개봉 첫날 1위…’저예산 흥행’ 공식 다시 썼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실낙원’은 개봉일인 21일 하루 동안 20,625명을 불러 모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23,987명이다.
흥행 조짐은 개봉 전부터 감지됐다. ‘실낙원’은 지난 17일 오후 4시 5분 기준 예매율 19.4%로 한국영화 예매율 1위에 올랐고, 이후 ‘오디세이’를 넘어 전체 예매율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개봉을 앞두고 마련된 GV 역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성적은 저예산 작품으로 일군 결과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해 ‘얼굴’로 저예산 영화의 박스오피스 1위를 이끈 바 있다. 해외 시장 반응도 뜨겁다. 작품은 전 세계 118개국에 판매됐고, 해외 판매 수익만으로 순제작비를 넘어섰다.
관객 후기에는 “밤새 토론하게 만드는 영화다”, “지인과 1시간 꽉 채워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등 반응이 이어지며 N차 관람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현주 역시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GV에서 “1회차와 2회차에 보이는 지점이 다르다”며 재관람을 권했다.


▲ 김현주의 절제, 배현성의 변신…낯선 모자가 만든 긴장
김현주는 아들을 잃은 뒤 시간이 멈춰버린 엄마 류소영을 연기했다. 감정을 터뜨리기보다 안으로 눌러 담는 연기로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그려냈다. 관객들은 “김현주의 눈빛이 곧 서사다”라는 호평을 보냈다.
김현주는 GV에서 “소영은 9년 전에 시간이 멈춘 사람이다. 밖에서는 평범해 보여도 이미 끝난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조화에 물이 담겨 있는 장면이 소영의 마음이다. 살릴 수 없는 생명에 계속 물을 부으며 AI 선우를 곁에 두려 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연상호 감독과 연이어 손잡은 데 대해서는 “그동안 못 해봤던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첫 영화 주연을 맡은 배현성은 9년 만에 돌아온 아들 류선우로 분했다.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순수하고 우직한 고등학생 정현을 연기했던 그는 거친 몸짓과 무심한 말투, 경계하는 눈빛으로 정반대의 얼굴을 꺼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배현성의 발견이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배현성은 출연 이유로 “지금까지 보여드린 역할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컸다”고 밝혔다. 류선우에 대해서는 “엄마가 왜 나를 찾지 않았을까 원망하는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연상호 감독은 “선우가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류소영이 더 크게 요동칠 수 있었다”고 두 인물의 관계를 짚었다.

▲ 진짜 아들이냐, AI 아들이냐…연상호가 던진 질문
‘실낙원’의 중심에는 선택의 딜레마가 놓여 있다. 류소영은 AI 프로그램 ‘낙원의 아이들’로 가상의 아들과 마주하던 중 실제 아들과 재회한다. 기억 속 모습 그대로인 AI 아들과 낯설게 변한 진짜 아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엄마의 감정이 극을 이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반응이 나왔다.
영화 ‘부산행’, ‘지옥’, ‘군체’ 등을 선보인 연상호 감독은 ‘얼굴’에 이어 이번에도 가족이라는 관계에 숨은 불안을 파고들었다. 크리처나 괴물 없이 배우의 연기와 이야기만으로 100분을 채웠다. 관객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며 속도감에 호평을 보냈다. 연 감독은 작품 속 엄마에게 왜 남편이 없느냐는 GV 질문에 “밀턴의 ‘실낙원’에서 시험에 드는 주인공은 이브다”라고 답했다.
결말은 관객의 몫으로 열어뒀다. 연 감독은 “김현주 배우와 연기에 대해 가장 많이 이야기한 대목이 엔딩이다.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연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내 생각을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자유롭게 남겨두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실낙원’은 오는 11월 15일까지 열리는 제46회 하와이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특별전’ 섹션에 초청돼 오는 11월 1일과 4일 현지에서 미국 프리미어 상영을 갖는다. 앞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공식 상영 4회차 약 2,300석이 모두 팔려나갔고,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4회차도 전석 매진됐다. 영화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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