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눈물…”잠들면 그곳에 갈 수가 있나” [MHN 공연직설]
뮤지컬 '곤 투모로우' 10주년 기념 공연, 11월 29일까지 공연

(MHN 안지훈 기자) 갑신정변과 식민지로의 이행기를 배경으로 삼아 만들어진 뮤지컬 '곤 투모로우'가 어느덧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오태석의 희곡 '도라지'를 바탕으로, 이지나 연출가의 극본과 최종윤 작곡가의 음악으로 탄생한 창작 뮤지컬이다.
한이 서린 시대적 배경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스펙타클한 무대를 구현했다. 앙상블은 민중부터 관료까지 신분을 넘나듦과 동시에 조선·일본·프랑스까지 국적을 오가며 역동적인 군무를 펼쳐보인다. 여기에 조명과 영상을 적극 활용한 무대 연출까지, '곤 투모로우'는 시대극이지만 현대적인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특히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특정 장면에서는 영상을 역재생하는 듯한 영화적 연출을 시도하는 파격도 감행했다.
극의 서사를 지탱하는 중심 인물은 개화를 통해 조선을 바로 잡고자 하는 지식인 '김옥균'과 그의 사상을 동경하는 청년 '한정훈'이다. 혁명을 꿈꿨으나 갑신정변이 '삼일천하'로 끝나며 쓸쓸히 퇴장해야 했던 실존 인물 김옥균에 더해, 뮤지컬은 그를 동경했으나 고종의 명령을 받고 김옥균을 암살하기 위해 접근하는 가상 인물 한정훈을 등장시키며 갑신정변 이후의 굴곡진 시대를 짚어낸다.
두 인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갈 수 없는 나라'다. 이는 희망을 찾고자 조선을 떠나 일본, 프랑스로 향하는 한정훈이 부르는 곡의 제목이기도 한데, 그는 조국에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희망이 가득한 조국을 꿈꾸며 "갈 수 없는 나라"라고 칭한다. 갑신정변에 실패하고 일본으로 쫓겨난 김옥균에게도 그런 조선은 '갈 수 없는 나라'다.
이들에게 각기 꿈꾸는 조선은 '갈 수 없는 나라'인 동시에 '가고자 하는 나라'다. "잠들면 그곳에 갈 수가 있나"라는 읊조림에서는 삶 이후나 꿈에서라도 '갈 수 없는 나라'에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이 느껴진다.


김옥균은 이상적인 조선을 향해 돌진했으나 실패했고, 한정훈은 좌절과 회의 끝에 국가가 아닌 자기 삶의 개선을 위해 고종의 은밀한 명령을 받아들인다. 두 인물을 거듭 절망을 맛보면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곤 투모로우'는 단순한 암살극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한정훈은 한때 자신이 동경했던 김옥균 앞에서 다시 희망을 다지고, 김옥균도 한정훈을 통해 한때 뜨거웠던 마음을 되새긴다. 그리고 여기에 누구보다 애국심을 강하게 품고 있지만,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에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고종이 얽히며 치열한 관계 구도를 형성한다.
덕분에 '곤 투모로우'는 서사만큼이나 탄탄한 관계성을 자랑한다. 김옥균과 한정훈의 관계, 김옥균과 고종의 관계, 고종과 한정훈의 관계, 여기에 친일 행각을 일삼는 총리 이완과 다른 인물들의 관계까지. 촘촘하게 짜인 인물 간의 관계 구도는 그 자체로 서사에 긴장감을 더한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공연은 캐스팅도 특별하다. 작품을 이끄는 김옥균과 한정훈 역에는 각각 6명의 배우가 캐스팅됐다. 김옥균 역에는 강필석·최재웅·김경수·송원근·고훈정·손동운, 한정훈 역에는 김재범·신성민·백형훈·윤소호·원태민·문유강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강필석과 김재범은 2016년 초연부터 전 시즌에 걸쳐 '곤 투모로우'의 역사와 함께해 온 배우들로, 10주년 공연의 의미를 더한다.
'곤 투모로우'는 오는 11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おすすめニュース
* 本記事は MHN Sports 提供で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