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경쟁률 뚫은 신예 배우+거장이 만났다…개봉 전부터 해외 반응 뜨겁다는 이 작품 ('상자 속의 양')
‘상자 속의 양’ 10일 개봉

(MHN 정효경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또 한 번 가족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어느 가족’, ‘괴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을 통해 현대 가족의 의미를 집요하게 탐구해 온 그는 이번에는 인간이 아닌 존재를 가족의 중심에 놓았다. 죽은 아들을 대신해 집으로 들어온 휴머노이드와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상자 속의 양’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상자 속의 양’은 아들을 잃은 부부가 7세로 설정된 휴머노이드 ‘카케루’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새로운 존재를 통해 상실을 극복하려는 가족의 모습과 동시에 언젠가 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휴머노이드의 불안이 교차하며 독특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이번 작품은 AI와 휴머노이드라는 미래적 소재를 활용했지만,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시선은 여전히 가족과 관계에 머문다. 기술의 발전 자체를 다루기보다 인간이 상실을 어떻게 견디고 사랑을 회복하는지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들과도 결을 같이한다.
특히 영화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영감을 받은 제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상자 속에 양이 있다고 믿는 어린 왕자의 상상처럼, 눈앞의 존재를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휴머노이드가 과연 죽은 아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족이라는 관계는 무엇으로 완성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영화 전반을 관통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아야세 하루카가 아들을 잃은 어머니 오토네 역을 맡았다. 그는 고레에다 감독과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후 11년 만에 재회했다. 남편 켄스케 역에는 일본 인기 개그 콤비 치도리의 다이고가 캐스팅됐다. 예능인으로 잘 알려진 그가 깊이 있는 감정 연기에 도전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인물은 휴머노이드 카케루를 연기한 신예 쿠와키 리무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데뷔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아이가 아니면 카케루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만큼 강한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공개 전부터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상자 속의 양’은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다시 한번 고레에다 감독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는 2001년 ‘디스턴스’를 시작으로 칸 영화제와 오랜 인연을 이어왔으며,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칸 영화제 통산 10번째 초청작이자 8번째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 상당하다. 작품은 이미 전 세계 184개 국가 및 지역에서 배급을 확정했다. 북미에서는 영화 ‘기생충’, ‘추락의 해부’ 등을 배급한 NEON이 판권을 확보했으며 유럽과 아시아, 남미,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도 순차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개봉 전부터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고레에다 감독과 카케루 역의 쿠와키 리무는 한국을 방문해 관객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며, 메가박스는 일본 현지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팜플렛을 포함한 리미티드 무비패키지를 선보인다.

AI가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온 시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다시 한번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꺼내 들었다. 가족은 혈연으로 완성되는가, 기억으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한가. ‘상자 속의 양’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보다 관객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건넬 예정이다.
거장이 새롭게 제시하는 가족의 풍경이 올여름 극장가에 어떤 울림을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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