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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 - 대체제로 발목 잡히지 않은 주체자, 채선화 [MHN 작심일주일]
* 이 기사는 영화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MHN 민서영 기자) 200만 관객을 채 넘지 못하고 극장가에서 막을 내린 영화 '휴민트'가 개봉 2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 1일 OTT 서비스로 공개됐다. 과감했던 이 선택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영화 '휴민트'는 지난주(3월 30일~4월 5일) 기준 누적 110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극장 개봉 이틀 만에 '왕과 사는 남자'에 1위 자리를 내어준 후 부진을 거듭하던 설욕을 뒤엎는 성장세다.
휴민트(Human Intelligence)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을 통한 정보 수집이지만, 영화 '휴민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정보기관 용어로서의 휴민트가 아니다. 영화 속에서 '사람'은 정보를 얻기 위한 도구임과 동시에 가장 쉽게 버려지는 존재다. 정보는 중요하지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그보다 덜 중요한 취급을 받는다.
작품은 시작부터 러시아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강제로 마약을 주입 당해 몸도 마음도 망가진 탈북 여성 김수린(주보비)을 전면에 내세운다. 대한민국 국정원 조 과장(조인성)의 임무는 그에게서 러시아 마피아에 대한 정보를 받아내는 것. 하지만 끝끝내 목숨을 보장받지 못한 김수린은 죽음을 통해 자신을 옥죄고 있던 틀에서 벗어난다.
이어 등장하는 북한 식당 아리랑 종업원인 채선화(신세경)는 조 과장에게 '김수린의 대체제' 같은 존재다. 조 과장이 채선화를 정보원으로 삼는 과정은 표면적으로는 또 하나의 휴민트 작전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김수린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의 빚을 갚아내려는 시도처럼 보이는 이유다. 조 과장은 자신의 임무와 죄책감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작한다.
채선화의 목표는 단 하나다. 살아남는 것. 그에게 살아남는다는 것은 여기에서 벗어나 생존하고 싶다는 것과 어머니를 살리고 싶다는 것 두 가지 모두를 의미한다. 채선화는 조 과장에게는 협조자, 박건(박정민)에게는 전 연인, 황치성(박해준)에게는 열쇠 등 주요한 도구가 되어주는 존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리고 그런 선택들조차 스스로를 악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가는 안타까움의 연속이 될 뿐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채선화가 주체성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며 움직인다. 가장 강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을 품고 헤쳐나가는 사람이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현장에서 그는 직접 다른 여성들이 갇혀 있는 통유리의 문을 연다. 사실 채선화는 애초부터 누군가에게 기댄 적이 없다. 모든 걸 스스로 이겨내고 지켜내고 있는 하나의 여성이었다.
그는 끝끝내 어머니를 지키지 못하고 전 연인을 눈앞에서 잃는다. 그럼에도 눈물은 한 번이면 족하다. 다만 그는 마지막 부탁으로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으로 보내주세요"라고 한다. 더 이상 누군가의 무엇으로서 존재하지 않고 '채선화' 그 스스로 존재하고 싶다는 부탁이 아닌 선언에 가깝다.
우리는 삶을 주체적으로 산다는 건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류승완 감독은 이야기한다. 작품을 준비하다보니 그렇지 않은 세계와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자칫 불편한 이야기일수도 있는 소재를 그가 굳이 영화화 시킨 까닭이 아닐까.
사진= 영화 '휴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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